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꼭 지켜야 할 유산'으로 인천 북성포구를 선정했다. 북성포구의 가치를 인증했다는 말이다. 이로써 인천 내륙의 유일한 갯벌 포구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국제적 네트워크를 갖춘 자연·문화유산 보전운동 조직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30여개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적인 자연·문화유산 보존에 힘을 쏟는다. 이런 곳에서 매립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북성포구를 올해 지켜야 할 유산으로 선정했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017년 시민 공모전인 '제15회 이것만은 꼭 지키자'에서 인천 북성포구를 보호해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꼽았다. 이번 공모전에서 선정된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은 북성포구를 포함해 8곳이다.

북성포구는 인천 내륙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갯벌포구이다. 1970~80년대에는 자연적으로 선상파시(波市)가 형성될 정도로 유명했다. 인천의 대표 어항이기도 했다. 지금은 쇠락을 거듭해 어선 10여 척만 정박한다. 그렇긴 해도 인천과 경기도 앞바다에서 여기 만큼 유려한 정취를 느끼게 하는 곳도 드물다. 포구에서 바라보는 낙조도 아름다워 사진 촬영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북성포구를 자연유산으로서 가치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근현대 산업유산과 연계한 '복합유산'으로 규정했다. 그 가치가 아주 높다는 평가다. 북성포구 주변에는 인천항, 동일방직, 대성목재, 선창산업 등 근대 산업역사가 서린 공장들이 있다. 올해 선정작 가운데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어우러진 '복합유산'은 북성포구가 유일하다.

하지만 북성포구는 이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의 준설토투기장 조성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악취 민원을 해소하고, 주변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북성포구 일대 7만여㎡를 매립한다고 한다. 여기서 따지고 싶은 문제는 왜 북성포구의 가치는 내팽개치고 매립만 고수하냐는 점이다. 매립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오염원을 제거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무턱대고 개발 위주의 정책만 펼 게 아니라 소중한 자연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이 정말 절실하다. 자연이 품고 있는 무한한 생명과 그 가치를 톺아봐야 할 때다. 북성포구를 살려내려는 보존운동이 더 확산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