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곤 본보 통신원
얼마 전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선 보기 드문 모습이 포착되었다. 육지에서나 볼 듯한 싸이카의 경광등이 번쩍거렸다. 헬멧을 쓴 교통경관이 바리케이드를 길 한가운데에 치고 지나가는 차들을 상대로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었다. 음주운전은 자신의 안위뿐만 아니라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큰 범죄이다. 그런데도 습관적 혹은 무의식중에 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곳 백령도에는 교통경관이 상주하지 않는다. 또한 신호등도 없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그렇다고 차량이 없다는 건 아니다. 차량대수가 어림잡아 1500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어느 사회든 사건·사고의 경우 항상 발생 가능성과 잠재성이 존재한다. 백령도에도 1년에 몇건씩 크고작은 음주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발생 원인은 개인적인 부주의도 있겠지만 사전의 예방 캠페인과 순찰활동의 미비로 인한 주민들의 경각심 해이도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백령파출소의 근무요원은 총 5명이다. 격주 근무로 백령도의 상주요원은 소장을 포함해 3명만 근무하는 실정이다. 백령도 전체를 담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가끔씩 음주운전 예방 차원에서 단속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2015년 12월15일자 본보에 백령파출소 인력 증원이 절실하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으나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지금처럼 안보의식이 대두되는 시점에 주민들을 육지로 이송해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많은 마을의 주민 초동대처는 경찰의 몫이다. 하지만 몇 안되는 인력으로 어떻게 극복할지 의문이 든다. 물론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의 지원을 받겠지만 해병 나름대로 임무가 급박하면 민간인은 누가 보호할 것인가?

지금이라도 경찰인력을 증원하여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함은 물론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백령도 경찰관 사기진작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백령 파출소 소장은 인력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하루종일 도보로 순찰을 하다 끼니를 잊을 때가 허다하다고 한다. 아울러 나머지 경관들도 쉼없는 순찰과 경찰로서의 책무에 여념이 없음을 주민들은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