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성숙된 주인공 에그시의 마약조직 소탕 작전
줄리안 무어·엘튼 존 활약 속 해리 귀환은 아쉬워


"Manner maketh man, 'again'."

킹스맨 비밀요원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자그마치 죽은 줄만 알았던 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스승인 해리 하트도 함께.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킹스맨:골든 서클'(이하 킹스맨2)이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 최초 공개됐다.

2015년 개봉한 킹스맨은 해리와 에그시로 등장했던 콜린 퍼스와 태런 에저튼의 '남남케미'덕에 청소년 관람불가 외화 중 최초로 6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속편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킹스맨2만 목 빠지게 기다리던 팬들이 수두룩했다.

전편이 뒷골목 청년 에그시의 변신과 성장을 그렸다면, 이번엔 킹스맨 양복점의 '정직원'이 된 에그시가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킹스맨2는 영국의 킹스맨과 미국의 스테이츠맨이 공조를 이루며 불법 마약 조직 '골든 서클'을 추격하는 이야기를 큰 축으로 한다.

킹스맨 면접에서 탈락해 이제는 에그시의 적이 된 찰리(에드워드 홀크로프트)와의 일대일 카체이싱 액션으로 문을 연다. 찰리에게 해킹당해 영국의 킹스맨들이 모두 죽자 유일하게 살아남은 킹스맨의 브레인 멀린(마크 스트롱)과 함께 미국 켄터키에 있는 형제 조직 스테이츠맨 본부로 향한다.

이곳에서 에그시와 멀린, 그리고 누구보다 관객들이 가장 기다렸던 해리가 안대를 쓴 다소 낯선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난다. 전작에서 악당 발렌타인(사무엘L.잭슨)의 총에 맞고 사라졌던 해리는 자신이 누군지 잊은 채 방에서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너무 기대를 해서일까, 모두가 기다렸던 해리의 귀환 과정이 그리 스펙터클하지는 않다. 살아남은 방법도, 기억을 되살리는 과정도 창의적이지 않아 기운이 빠지는 부분이 있다.

골든 서클의 수장 포피(줄리안 무어)는 맑고 우아한 미소 뒤에 잔인한 면모를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조직과 미국,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극중 줄리안 무어는 사랑스러움과 사이코패스의 잔혹함 두 가지 면모를 모두 녹여 넣었다. 마치 놀이공원에 갇혀 살아가는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순수한 악의로 행동하는 모습들이 색다른 악당의 지평을 열 만큼 존재감이 상당하다.

카메오로 출연한 엘튼 존의 활약도 눈부시다. 극중 포피에게 납치된 팝스타 엘튼 존으로 출연해 제대로 코믹 연기를 펼친다. 자신의 곡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을 개사해 부르며 밖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한층 경쾌하게 보여주는 등 킹스맨2에선 빼놓을 수 없는 신스틸러로 올라섰다.

이번 편 역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액션신은 "역시 킹스맨!"이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팬들을 위한 서비스 컷, 서비스 대사도 많다. 지난 2년의 틈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전편을 오가며 관객들의 기억을 수 있도록 고민한 매튜 본 감독의 노력이 엿보인다. 전편에서 진한 여운을 남겼던 스웨덴 공주와 에그시의 연애담도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로맨틱한 사랑꾼의 면모도 볼만한 포인트다.

27일 개봉, 141분, 청소년관람불가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