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하여 새 교과서가 꾸려진다는 소식이다. 새 교과서는 우선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연 교육과정 개정과 교과서 개편을 통해 융합적으로 창의적 사고를 장려하고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을까

한국 교육의 문제점은 인성 교육이 단순 '개념 지식'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학생들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일치하지 않는 점에 있다. 학생들이 개념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 몸소 체화하는 것 사이를 연결하도록 하는 국가적 구축망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 또한 그렇다.

학교 폭력을 다루고 있는 sbs 스페셜 '학교의 눈물' 편을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급우의 금품을 상습적으로 갈취하거나 폭행을 휘두른 가해 학생에 대해 판사나 부모님, 선생님과 친구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집이 불우하지도 않고 공부도 잘 하는 아이인데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니 믿을 수 없다고.

위의 발언은 한국 사회가 학생들을 양성하는 데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단번에 보여준다. 한국 사회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을 원한다. 집에 돈이 많고 불우하지 않으며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자동적으로 인성적 부분까지 훌륭하다고 간주된다.

하지만 이는 돈이 공부와 연결되어 있을지언정 소위 공부가 인성적 덕목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발언이다. 따라서 한국의 학교 폭력은 우등생이거나 집에 돈이 많거나 가정이 화목한 것과 무관하게 벌어진다. 나아가 교과서의 내용이 학생의 지식을 늘려줄지언정 폭력이 죄책감을 수반하고 모욕적인 짓임을 '느끼게'하는 것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교과서 개정은 필요하지만 그 방향을 재고해야 한다. 단지 '교과서'만의 문제도 아니다. 지식 습득 대신 감수성을 일깨워 줄 수 있는 문화 활동을 장려하는 것, 부모와 함께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범위까지 확보되어야 비로소 '창의 융합형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국가적 차원의 복지가 복합적 차원에서 수행되어야 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