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414년·큰공사 254년 만에
6년간 연구진 조사 … 연내 착수
"상당 벽체 훼손·지반 함몰
최악땐 기울고 붕괴 우려"
▲ 광주시가 1998년 남한산성 숭렬전(조선 후기의 사당)을 복원하면서 정면 재실의 지붕형태를 변형시켜 현재 지붕은 원형과 다른 '팔작(八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래 사진은 복원되기 전의 숭렬전 모습.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백제의 시조·임금 온조왕(溫祚王)을 기리기 위한 남한산성 내 숭렬전(崇烈殿)이 '손상'과 '변형' 문제로 건립 414년 만에 해체 후 재건립 된다.

숭렬전의 큰 공사는 조선 문헌에 기록된 1763년 이후 두 번째다. 남한산성은 2014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19일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는 숭렬전 본전의 구조물과 1998년 복원 이후 강당이라 불려온 재실(齋室) 등 일부 시설을 해체한 뒤 건립하는 계획을 수립, 올해 착수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년 여간 도 세계유산센터 연구진들이 실시한 '숭렬전 유지관리 방안조사'에서 구조물 손상 등 탓에 해체·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관계심의에서 숭렬전 공사를 허가했다.

1603년 남한산성에 세워진 숭렬전은 온조왕과 남한산성 축조의 총책임자인 이서(李曙) 장군 위패가 모셔져 있는 사당이다. 역대 시조를 모시고 있는 숭덕전(신라·박혁거세왕), 숭선전(가락·수로왕), 숭의전(고려·태조왕) 등과 같이 국내 '팔전(八殿)'에 속해있다.

도는 숭렬전을 1972년 5월 유형문화재 제2호로, 광주시는 향토문화유산 무형문화유산 제1호로 각각 지정했다.

하지만 숭렬전 본전과 부전은 노후화를 비롯해 목재를 갉아먹는 흰개미 서식증가 등 문제로 손상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이대로 방치되면 최악의 경우 목조구조물이 기울거나, 붕괴될 우려도 나온다. 외삼문은 변형이 심해져 도리칸과 보칸의 길이 값에 약 10㎜ 차이가 발생했다.

기단과 화방벽 벽체 상당구간은 갈라지는 등 훼손됐다. 숭렬전 주변은 비가 내리면 토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지반이 내려앉은 곳도 발견됐다.

1998년 광주시가 복원한 숭렬전 정면 재실의 지붕형태는 원형(맞배지붕)과 다른 '팔작(八作)'으로 변형되기까지 하면서 '부실복원' 문제까지 거론된 상태다.

공사는 약 23억원을 투입, 손상·변형된 구조물을 '전면교체'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숭렬전 본전 목구조 및 분합문, 풍판 해체·교체 ▲재실 지붕 원형복원 ▲부전 기둥 신재로 교체 ▲제기고 전체 건물 해체 후 신재 교체 등이다.

조선시대 기록 상 숭렬전에 대한 큰 공사는 1763년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그마한 보수 외에 해체하고 다시 짓는 대대적인 공사는 약 250년만이다.

공사가 진행되면 '국조오례(國朝五禮)' 예법에 따라 온조왕과 이서장군의 위패를 요여(腰輿)에 태워 다른 장소에 옮기는 의례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도 세계유산센터 관계자는 "수년간 자체적인 현장조사 결과를 집계한 결과, 숭렬전 권역 내 손상·변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체보수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왔다"며 "특히 복원에 있어서는 정밀한 문헌고증을 통해 세밀하게 검토하는 등 소중한 세계유산 숭렬전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