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농협 청주교육원교수
심리학자 수잔 핑커에 따르면 이 섬 사람들이 건강한 이유는 유쾌한 성격 때문도 아니고 저지방식이나 글루텐 프리 음식 때문도 아닌 사람들 간 가까운 관계와 대면 접촉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유전형질과 장수의 관계는 25%정도 밖에 관련이 없고 나머지 75%는 삶의 방식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가 이 섬의 101세 할아버지에게 "오래 사시는 비결이 뭔가요?" 라고 물으니 "아무한테도 알려줄 수 없어"라고 퉁명하게 대답하셨지만 그 할아버지 주변에서 발견한 사실은 조카가 할아버지를 돌봐주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대가족 안에서 교류하고 있었으며, 친구와 이웃들과도 소통하며 지내고 있었다.
또 다른 백세 할머니 역시 이웃들과 자주 소통하며 지내고 계신다고 하는데, 주말엔 기름기 가득한 파스타를 직접 만들어서 이웃들에게 종종 나눠준다는 말에 핑커 박사는 고지방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을 먹어도 오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대신 중요한 것은 친구들과 사람들과의 소통·교류라고 한다. 사람들과의 교류, 그리고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급전이 필요할 때 나에게 돈을 꿔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내가 아플 때 의사에게 전화해 주거나 병원에 데리고 가 줄 사람이 있는지, 이런 요소들이 수명을 연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아이콘택트(eye contact), 악수, 하이파이브 등은 옥시토신을 방출하여 코르티솔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주고 도파민이 분비되어서 고통을 줄여주거나 기분을 좋게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 인터넷 소셜 미디어, SNS 등을 통한 교류는 어떨까? 사람과 직접 대면해서 교류할 때와 이메일 혹은 문자로 교류할 때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각각의 상황에서 뇌를 촬영한 MRI 사진을 보면, 사람과 직접 대면 교류 시에 주의(attention), 사회지능, 감정 보상과 관련된 뇌의 부분이 많이 활성화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회생활이 장수의 비결일 수도 있다. 여성들의 평균수명이 남성의 그것보다 긴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여성들은 보통 남성들보다 직접 대면 교류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는 '성공이란 나이가 들수록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많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일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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