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인천항만공사 주임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
자전거 동호회원-보육원 학생들 아라뱃길 '씽씽'
"보육원 아이들에게 바람을 쐬어줄 겸 자전거를 함께 탄 것뿐인데 장관 표창까지 받게 되니 어깨가 무겁네요."

올 5월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유공자로 선정돼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은 인천항만공사 항만건설팀 박재형(31) 주임.

박 주임은 공사 내 자전거동호회에서 총무를 맡고 있다. 회원 수는 40~50명이다.

2015년 동호회에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보육원 아이들과 자전거 라이딩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자전거 라이딩을 하기로 한 날 야속하게도 비가 내렸지만 박 주임은 아이들을 실망시킬 수 없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클라이밍으로 대체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결국 자전거 라이딩은 한 해가 지나서야 성사될 수 있었다.

박 주임은 "어린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보육원 아이들 15명과 동호회 회원들이 함께 경인아라뱃길 자전거도로를 달렸다"며 "아이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고 회원들도 뿌듯해했다"고 말했다.

보육원 아이들에겐 각각 마음의 상처가 남아 있다. 그래서 아이들과 만남 전에 이 점을 회원들에게 유의시켰다고 한다.

박 주임은 "회원들에게 가정사 등을 묻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며 "아이들의 상처를 자칫 덧나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지만 회원들의 세심한 배려로 그날 행사를 잘 치를 수 있었다"고 회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2012년 공사에 입사했다. 첫 직장이었다. 취업준비생 때에도 봉사활동을 다녔던 습관이 지금까지 몸에 배어 있다고 한다.

"당시엔 봉사활동 관련 인터넷카페를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도왔어요. 몸을 가눌 수 없는 근육병 환자들의 목욕을 시켜주고 식사 등 활동을 보조해준 봉사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박 주임은 자전거 라이딩을 하기 전 자신이 색안경을 끼고 보육원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반성했다고 한다.

"보육원 아이들의 마음이 닫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제가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음의 문을 열 준비가 돼 있는 보육원 아이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조금 더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아이들과 정서적 교감을 해보세요.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활짝 열 것입니다."

/글·사진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