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도시공사 부채비율 244.7%로 7조원 달해
손실 예상액인 우발부채도 전국 최고로 재무 불확실성 커져


인천시가 '재정정상단체 진입'을 선언했지만 지방공기업 부채에 대한 경고등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전국 도시개발공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인천도시공사는 전국 우발부채 합계액의 절반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재정 상태가 나은 인천교통공사도 모노레일 사업 탓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지방공기업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인천도시공사의 부채비율은 244.7%로 전국 16개 도시개발공사 중 가장 높았다. 금융부채(6조2459억원)와 비금융부채(7195억원) 등을 합친 총 부채는 6조9655억원에 달했다.

인천도시공사 부채비율은 지난 2012년 353%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지역 개발공사의 감소폭보다는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전국 개발공사 평균 부채비율은 2014년 316%에서 지난해 226%로 떨어졌다. 반면 인천도시공사는 2014년 281%에서 2015년 253%, 지난해 245%로 낮추는 데 그쳤다.

부채비율뿐 아니라 다른 경영 지표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89.7%인 인천도시공사의 금융부채 비중과 63.7%의 차입금 의존도는 전국 도시개발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향후 손실을 가져다줄 우려가 있는 우발부채는 더욱 심각하다. 인천도시공사의 우발부채는 3789억원에 이른다. 전국 16개 도시개발공사 우발부채를 모두 합친 금액 7644억원의 절반(49.5%)에 가깝다.

우발부채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지급해야 하는 돈이다. 소송이나 협약 등에 따라 자금 유출 위험이 예상되는 금액으로, 숨어 있는 손해 발생 가능액을 일컫는다.

감사원은 최근 공개한 '지방공기업 경영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에서 "인천도시공사의 최근 5년간 부채비율은 전국 개발공사 평균을 상회했고, 지난해 경영평가 등급은 최하위 수준"이라며 "우발부채 등으로 재무상 위험이 상존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교통공사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지난해 말 기준 1556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인천교통공사의 부채비율은 9.2%다. 전국 7개 광역자치단체 철도공사 평균인 23.6%에 견주면 양호하지만 월미모노레일 사업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 4월 민간사업자와의 협약이 해지된 월미모노레일에 직접 예산을 투입해 재정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차량 제작을 포함해 사업비는 190억여원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은 "월미은하레일 사업으로 자산 가치가 하락한 인천교통공사는 후속 사업인 모노레일의 추진 난항으로 재무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