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 안성 평화의소녀상 건립위 상임대표
내년 3월1일 제막 목표 활동

매주 어깨띠 매고 모금 개시

3500만원·4000명 서명 받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반드시 안성에 소녀상을 건립하겠습니다."

안성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이규민 안성평화의소녀상 건립위 상임대표(사진·50)다

그는 농민단체 활동, 안성신문사 대표, 20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안성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매주 2회 노란 어깨를 착용하고 대형마트, 공공장소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모금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안성은 평북 의주군, 황해도 수안군과 함께 전국 3대 무력항쟁지다. 특히, 안성의 4·1만세운동은 이틀간 안성을 해방시킨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독립만세운동이었다"며 "이런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안성에 소녀상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소녀상 추진위 설립 취지를 밝혔다.

또한 그는 사업장이나 단체들을 찾아가지 않고 거리모금활동만 진행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녀상 건립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의 사업장이나 유지들을 만나 모금활동을 진행하면 쉽고 짧은 기일내에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추진위는 절대로 찾아가지 않는다"며 "평화의 소녀상은 일부 사람들의 치적을 위한 사업이 아닌 시민 모두가 참여해 후손들에게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고 그분들을 기리기 위한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거리모금활동을 통해 하루에 30만원도 힘들지만 발품을 팔아가며 모금활동을 고집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학생들도 학교별로 자체적으로 모금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3개월 사이에 목표액의 50%인 3500만원을 모금했고 4000여명의 서명도 받았다.

그는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할까봐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했지만 오히려 기우였다. 시민들의 반응이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며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기꺼이 모금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줄을 서서 서명을 하고 나비배지를 사고 기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은 금액은 많지 않지만 고사리 손으로 어린 아이가 부모님을 모시고 와 모금활동에 동참 한 적이 있다"며 "오히려 부모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못 한 것에 대해 아이에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울컥 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평화의 소녀상은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닌 열 사람의 한 걸음을 통해 설치돼야 한다. 10원이든 1만원이든 금액에 상관없이 최대한 많은 일반인들의 마음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안성 평화의 소녀상이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일조를 다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내년 3월 1일 제막을 목표로 모금활동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안성=오정석 기자 ahhims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