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식 군포담당 부국장
'인종의 용광로'. 편견 없는 미국 사회를 대표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돈 없고 미국말 못하는 이민자는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민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불법 이민자 단속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합법 이민자에 대한 빗장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인권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인사회도 술렁인다. 새 이민법은 허리케인보다 무섭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즈음 김윤주 군포시장을 단장으로 꾸린 '군포시 사절단'이 최근 미국 테네시주 클락시빌시 초청으로 현지에서 열린 강변축제에 다녀왔다. 통상적인 자매도시 방문이라기보다 한동안 소원했던 양 도시간 교류관계를 원상회복시켰다는 데 의미를 둔다. 특히 이번 방문은 한인들에게 사기를 높이겠다는 데 무게중심을 실었다. 킴 맥밀란 클락시빌 시장은 사절단 전원에게 명예 시민증까지 주면서 자매관계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김 시장은 맥밀란 시장과 함께 현지에 조성중인 LG전자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한국타이어 공장을 방문해 한국인 회사 관계자와 미국인 근로자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맥밀란 시장이 마음의 문을 연 것은 미국인에 대한 관심과 한인에 대한 특별한 애정에 감동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 시장에게 벽안의 미국인 동생이 생긴 셈이다. 지난 2003년에도 클락시빌시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한 군포시 사절단 환영 만찬에서 당시 시장이던 댄 추아라 시장이 생일이 두 달 빠른 김 시장에게 형님을 삼겠다고 자처했다. 또 미국인 시의원도 김 시장에게 나이들면 휠체어를 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시장은 당시 바쁜 일정에도 현지 시장과 시의원, 경찰 관계자 등을 만나 한인들에 대한 인권보호와 인류애를 당부했다. 한인들에게는 미국 시민권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잃지말 것을 주문했다. 이런 노력으로 클락시빌 시장에게 한인들에 대한 부당한 인권유린이 발생하지 않고 자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한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특히 100년이 훨씬 넘는 미주 이민종가 하와이를 시작으로 미국 내 이민역사가 뿌리 깊은 한인사회에 다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보통 외국 도시와의 교류를 외유니 예산낭비니 운운하기도 한다. 당장 외자유치금액이 얼마고 물건을 팔아 얼마의 이익을 남겼는지만을 따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가치 없다고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방문 성과는 한인들의 사기진작과 양 도시간 신뢰 회복을 구축한 것으로 보면 타당하다. 그래야만 부가적인 이익도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향후 자매도시간 활발한 교류를 위해 더 많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동행한 시의원들의 시각교정이고 보면 이를 방증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