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총학, 비민주적 총장 선출 비판 … 총장실 폐쇄·천막농성
수원대 학생 "비리혐의 총장 엄벌하라" 탄원서 제출
▲ 14일 오후 오산시 양산동 한신대학교 정공관 앞에서 '검증조차 되지 않은 총장후보자 독단 선출 규탄 기자회견'에서 총학생회 학생들이 비민주적 총장 선임을 규탄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한신대, 수원대, 경기대 등 경기지역 대학생들이 '비민주적 총장 선출'과 '비위 총장 퇴출'을 요구하는 등 학내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학생들에 의해 총장실이 폐쇄되는가 하면 법원에 총장의 엄벌을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대학들이 진통을 겪고 있다.

14일 대학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한신대 학생들은 지난 12일 총장 직무대행을 맡던 연규홍(57) 신학부 교수를 제7대 총장에 선임한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행태를 비판하며 총장실 폐쇄와 함께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장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의 비민주적인 총장선출 강행으로 한신대 민주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남겨졌다"면서 "학내 구성원들의 '소통' 요구를 무시한 결과는 논문표절 논란으로 자격이 의심되는 총장후보의 선출로까지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총장에 선임된 연 교수는 오는 19일~22일 경주에서 열리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2회 총회에서 인준 뒤 총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총학은 다음 주 인준 시점까지 '비민주적 총장선출 강행한 이사회의 즉각 사퇴', '논물표절 의혹이 있는 연규홍 교수의 자진사퇴', '학내구성원들이 직접 뽑을 수 있는 총장직선제 보장' 등을 촉구하며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신대 총장 선출을 둘러싼 학생과 이사회의 갈등은 2년여 전부터 시작됐다.

2015년 12월 채수일 전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자 총학생회와 교수들은 지난해 3월 자체적으로 총장 후보 투표를 실시한 뒤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사회가 투표 3위인 강성영 후보를 총장에 선임하자 총학생회는 회의실을 점거하고 이사진을 감금하는 등 극심한 마찰을 빚었다.

이후 강 총장서리에 대한 인준이 한국기독교장로회 정기총회에서 부결되면서 총장 자리는 공석이 됐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수원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권리회복 민주학생운동'이 "교비 횡령 등 혐의로 판결을 앞둔 이인수 총장을 엄벌해달라"며 재학생 3200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했다.

이인수 총장은 교비 횡령, 교재대금 관련 부당 회계처리 혐의로 기소돼, 올해 초 법원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학교법인 참석 이사의 만장일치로 제9대 총장에 연임됐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법원의 최종 판결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조치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수원대 민주학생운동 측에 전달했다.

5월에는 경기대학교 이사회가 손종국 전 총장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인규 KBS 전 사장을 신임총장에 선출하면서 학생들은 물론 동문들까지 거센 반발을 샀다.

학생들은 학내 곳곳에 대자보와 분향소를 설치하는 등으로 '총장 직선제 실시'를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경기대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이사회가 선출한 언론적폐·구재단 관련자 김인규를 지성의 전당인 대학의 총장으로 부임하게 할 수 없다"면서 "7명에 불과한 이사회가, 학생 1만5000명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김태호·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