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망 상하행 비대칭 뚜렷...공항철도 승객 비율 '8대2'
▲ 서울로 가는 주요 환승역인 인천 부평구청역에서 14일 출근길에 오른 많은 시민들이 서울행 지하철에 탑승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14일 아침 7시. 국제업무지구역에서 출발해 계양역 종점에 도착한 인천지하철 1호선 열차가 플랫폼으로 승객들을 쏟아냈다.

배수구가 물 삼키듯이 공항철도 환승 통로로 사람들이 흘러내려 갔다. 시커먼 뒤통수들이 위아래로 요동쳤다. 행여 옆 사람과 부딪힐까 봐 다들 한껏 몸을 움츠리면서도 잰걸음으로 속도를 냈다. 승객 대부분은 청라국제도시, 인천공항 방면 출입구를 지나쳐 서울역행으로 향했다. 열차 도착까지 시간이 남았는데도, 마음이 급한지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시민들도 꽤 있었다.

열차 안에서 만난 회사원 김명선(31·인천 계양구)씨는 "3년 전 종로에 있는 디자인 관련 업체에 취직하면서 하루에 출퇴근 시간으로 4시간 가까이 허비하고 있다"며 "인천에 비슷한 일자리가 있다면 옮기고 싶은데 몇 곳 없고, 대우도 시원찮더라. 경제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서울에 집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과 서울을 잇는 주요 교통망에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상하행선 승객 비대칭 현상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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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직장인'이자 동시에 '인천 시민'인 이들이 대거 장거리 출퇴근길에 오르는 반면 반대 상황은 도무지 늘지 않는다.

이날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항철도 계양역은 인천과 서울 서북권을 연결하는 관문 같은 곳이다. 인천1호선과 이어져 인천에서 서울로, 혹은 서울에서 인천으로 승객들을 실어나른다. 출근 시간을 낀 오전의 경우라면 인천에서 서울로 가는 인구가 절대적으로 많다.

공항철도에 자료를 받아 확인한 결과, 월요일이었던 지난 11일, 첫차부터 오전 10시까지 계양역을 통과해 서울역 방향으로 간 승객은 총 1만7821명이었다. 반대로 서울역이나 공덕역 등 서울 구간에서 승차해 계양역을 거친 인원은 3692명에 불과했다. 출근 시간 상하행선 승객 비율이 8대 2 정도로 나타나는 것이다.

2011년 9월과 비교하면 출근 시간대 계양역에서 서울로 간 탑승 인원(9월5일 월요일 기준 1만1560명)은 6년 새 5000명 넘게 증가했다.

서울 동남권과 서남권에서 인천으로 오는 서울도시철도 7호선의 종착역 부평구청역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1일 오전 10시까지 부평구청역에서 승차한 승객은 8077명인데 반해 인천1호선 환승 등을 위해 하차한 인원은 1676명 수준이다.

부평구청역 관계자는 "가산디지털단지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강남 등 서울 주요 도시로 갈 수 있어 출근 때장암행 첫 번째 역인 부평구청역부터 앉을 자리가 없을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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