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철수한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지역 경제계가 술렁인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지엠 지분의 매각설이 나오면서 한국지엠이 동북아 판매전략의 틀에서 철수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지엠이 철수할 경우 인천지역 수많은 자동차부품회사나 관련회사가 연쇄 도산할 것은 뻔한 이치다. 그에 따른 실업률도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인천지역 경제로선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되자 유정복 인천시장은 28일 시청에서 한국지엠 전·현직 노조 대표를 만나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을 청취했다. 노조 측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지엠 지분(17.02%) 매각설과 산업은행 특별결의 거부권의 10월 종료로 인한 한국지엠의 사업재편을 걱정했다. 노조는 정치권과 인천시가 역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유 시장은 한국지엠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기업운영을 하도록 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시는 다음달 중 인천상공회의소와 인천자동차포럼을 공동 개최해 지역 자동차산업 발전방안을 연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시의회는 산업경제위원회 차원에서 부평 한국지엠 청라 드라이빙센터 현장시찰에 나서기로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인천 부평을) 의원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모든 위기는 기회다:GM 해외시장 재편,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한국GM 관련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한국GM 노조를 대변해 참석한 안재원 금속노조 연구원이 산업은행-GM 합의서 공개를 비롯해 산업은행의 대주주 역할 강화, 한국GM 투명경영 도모를 위한 정부와 노동조합 간 대화 촉구 등을 제시했다.

자동차산업은 인천 부평지역의 상징적 산업이다. 1962년 재일교포 박노정씨가 1962년 새나라자동차를 세워 우리나라 최초 승용차인 닛산 블로버드를 생산한 이래 신진자동차가 '코로나'라는 자동차를 생산했고, 이후 대우자동차를 거쳐 GM대우, 한국지엠의 역사로 이어져 왔다. 경제로 보나 역사로 보나 인천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셈이다.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풀어가기 위해 지역 정치권과 인천시, 지엠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