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걀 살충제 파동이 더욱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유기농으로 인증을 받았던 닭과 달걀에서도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밝혀진 살충제 성분이 나왔기 때문이다. 농장주는 그동안 자신을 믿고 닭과 달걀을 사준 사람들에게 살충제 성분이 나오는 상품을 팔 수 없기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닭을 살처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단 한 번도 살충제를 뿌린 적이 없다는 그의 말과 양심을 믿는다면,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원인은 그가 자연 친화적으로 키우기 위해 매입했던 과수원이 과거 오랫동안 DDT 성분이 들어 있는 살충제를 다량으로 살포했던 지역이었다는 것이다. 토양에 누적된 살충제 성분이 닭이 쪼아대는 먹이 속에 함유되었고, 이것이 닭의 몸속에 누적되어 다시 달걀에 포함된 것이다.
레이첼 카슨은 지난 1962년 <침묵의 봄>을 통해 우리에게 합성살충제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인간이 생산하고 무분별하게 사용한 화학약품으로 땅과 물이 더럽혀지고, 곤충의 몸이 오염되고 그 곤충을 먹잇감으로 삼는 새와 짐승의 몸에 쌓이고 쌓여, 마침내 인간이 그 벌을 받는다. "세상은 비탄에 잠겼다. 그러나 이 땅에 새로운 생명 탄생을 금지한 것은 사악한 마술도 아니고 악독한 적의 공격도 아니었다. 사람들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다" 다시 되돌리기에 우린 너무 멀리 와버린 걸까? /황해문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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