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헌 ㈔휴먼비전 상임대표는 "해외 안경사 교육사업으로 활동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헌 안경 수집 … 개도국 기부봉사
위안부 해결 노력 평화나비 활동
해외 안경사 교육 사업 집중 계획


"지금은 내실을 다지는 봉사활동에 집중해야할 때, '퍼주기식' 기부는 하지 말라."


광복절인 지난 15일 수원 인계동의 한 안경점에서 이경헌(48) ㈔휴먼비전 상임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용인에서 열리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분주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휴먼비전은 낡아서 못 쓰는 헌 안경을 수집해 개발도상국에 기부하고, 국내외 저소득·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안경제작을 지원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는 단체다.

특히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원평화나비의 공동대표로도 활동하는 이 대표는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 경기지역 청년, 청소년과 함께 다양한 활동도 벌이고 있다. 이날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경헌 대표는 그동안 펼쳐온 자신의 사업 성과와 함께 앞으로 목표로 하고 있는 미래 활동에 대한 가치관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안경사들이 모인 봉사단체 활동을 시작으로 헌 안경 기부 등 수많은 봉사활동을 펼쳤다. 2002년 다음 카페 '어둠을 밝히는 안경사들의 봉사모임'이라는 곳에서 희망을 밝히자는 안경봉사단 '초'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휴먼비전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소외 이웃에게도 안경을 지원하면서 '공존'의 가치를 높이고자 했다. '청년·청소년NGO안아주세요'를 통해 청년을 중심으로 한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해외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안경사업을 진행, 그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안경사 교육을 실시하고 현지에서 가게까지 오픈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캄보디아에 매장 2곳 정도가 있다.

▲현재 계획 중인 활동은.
-해외 안경사 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다. 안경지원 사업의 경우 협회에서 추진토록 두고, 2013~2014년에 진행했던 해외 안경사 교육을 중심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내년 4~5월에는 미얀마에서 안경사 교육을 받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3명 정도가 올 계획이다. 통가, 미얀마, 아프리카 탄자니아 등에서도 최소 2명씩 예정하고 있다.

해외 이웃을 대상으로 안경사 교류 교육을 펼치는 곳은 휴먼비전 뿐이다.


▲수원평화나비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진행 중인 활동을 소개해달라.

-2015년 당시 수원평화나비 상임대표였던 장모님을 도왔다. 자연스럽게 인연이 시작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와 관련한 역사의식을 갖게 됐다. 당시 휴먼비전의 활동이 가장 왕성했던 때였기 때문에 '평화나비 선글라스'를 출시해 후원활동에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단체들을 후원했다. 판매 수익금 중 제조·유통 부분을 뺀 수익금을 평화비 후원사업 등에 기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독일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의 홍보를 맡아 캠페인 활동을 벌였고, 올 2월 독일에 가서 평화비를 건립하고 왔다. 올해 초 총회에서 공동대표 6명으로 추대돼, 평화나비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의 인연은.

-평화나비 활동을 통해 자연스레 안점순 할머니와 인연을 맺게 됐다. 올 4월에는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고, 그곳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만나기도 했다. 6월에는 정선에 펜션을 빌려 휴가를 다녀왔다. 현재 휴먼비전 사무실 옆 공간에 '할머니 쉼터'도 만들고 있다. 언제 개소할 지는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을 돕는 사회적 기업 등에서 기부를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향후 활동 비전은.
-앞으로 휴먼비전은 '해외 안경사 교육'으로 사업을 전환할 계획이다. 현지 오픈부터 정착까지 꾸준히 후원하고, 관리해주는 것이 목표다. 기존에 해 온 교육사업을 내실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그들에게 제대로 된 기술 교육을 실시해 꾸준히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생 할 수 있는 후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

-------------------------------------------------------------------
㈔ 휴먼비전 사회공헌 활동

"안경, 아시아·아프리카로 안아주세요"

▲청년·청소년NGO '안아주세요'

청년을 위주로 활동하는 '안아주세요'는 청소년으로 그 대상을 넓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초기 '안아주세요'는 청년 엘리트를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갔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이경헌 대표는 당시 지원팀장으로 있으면서 사무실 등을 지원하고 있던 터라,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안아주세요'를 살리기 위해 협의를 거쳐 관리와 지원을 휴먼비전에서 맡도록 조치했다. 이후 올해 초 '청년·청소년NGO안아주세요'가 휴먼비전 산하단체로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경헌 대표는 "'안경을 아프리카, 아시아 이웃들에게 주세요'라는 '안아주세요'의 이름의 뜻이 아까웠다. 청년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지원하고자, 이름과 관리권 등을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안아주세요'에서 활동하는 청년, 청소년들은 안경을 모으기 전에 캠페인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학교 등굣길 캠페인을 벌이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다양한 홍보활동을 한다. 이를 통해 모은 안경을 세척·분류하는 작업을 거쳐 해외에 안경을 필요로 하는 소외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학교활동에도 도전했다. 도내 학생들의 참여를 넓히기 위해 경기도교육청에서 추진하는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에 지원했다.

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올해 6월 '청소년NGO안아주세요' 꿈의학교를 개교했다. 수원·용인지역 22개 중·고교에서 학생 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에는 1000명까지도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학생들은 학부모와 함께 참여해야 활동을 허가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는 '학부모안아주세요'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청소년NGO안아주세요'는 꿈의학교 운영 기간 동안 수집한 안경을 필리핀, 캄보디아 등의 해외 저개발국가에 전달, 후원하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력보호 및 관리교육 실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관련 교육 등의 다양한 사회적 참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휴먼비전에서는

2015년 비영리단체로 만들어진 휴먼비전은 그해 6월 사단법인 등록을 마치고 7월 개소식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휴먼비전은 '소외된 이웃에게 밝은 빛을'이라는 설립이념을 갖고, 국내외 소외된 시민들을 위한 시력보호사업과 안경수집 및 재활용을 통한 나눔 사업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휴먼비전에는 정기후원 회원으로 100여명, 활동 회원 300여명이 참여 중이다.

휴먼비전의 핵심사업은 국내외 저소득, 소외계층의 안전한 삶을 위해 눈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의 상태를 개선하는 사업과 안경을 수집·재활용해 해외에 보급하는 사업 등이다.

현재 휴먼비전은 이 같은 핵심사업의 다음 단계로 지속가능한 교육사업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의 현지 자생을 체계적으로 돕고, 꼭 필요한 관련 기술교육 등의 지원을 위해서다.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술과 제품을 지원해주는 파트너를 파견, 제대로 된 기술교육 등을 실시하며 자생을 돕는 사업과 현지에서 안경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발굴해 국내에서 관련 교육을 실시토록 지원하는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