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날이 갈수록 여러모로 살기 힘든 곳이지 싶다. 비단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나 '여성'이라는 성별이 살기 어려운 큰 이유가 된다는 것은 내게 조금은 희극이고―실소(失笑)에 가까운―많이 비극이며 대체로 위협이다.

단언컨대 '여성'이기에 살기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여성의 몸으로 겪는 생리현상과 관련된 여러 일들 때문이다. 그중 끊임없이 화제에 오르는 것이 월경(月經)과 관련한 문제이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여성은 한 달에 한 번 피를 흘린다.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문제 삼을 일도, 터부시되거나 신성시될 일도 아니거니와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생리컵 도입에 관한 분쟁(?)부터 시작하여 국내에 판매 중인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뉴스까지, 여성의 생리에 관해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 생리컵을 도입하게 된 연유와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건 연관성이 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이후―최근 '릴리안'을 판매하는 깨끗한 나라는 식약청에 품질검사를 요청한 상태이다. 그러나 생리대 발암물질에 관한 뉴스는 최근만의 일이 아니다. 또한 이는 애초에 식약청의 생리대 품질검사가 제대로 선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생리대의 화학물질이 몸에 침투되어 건강상 문제를 초래할 것을 염려한 여성들은 면 생리대, 생리컵 등의 대안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생리를 한다는 사실로 위협을 받는다는 것은 달리 말해 여성의 몸이기 때문에, 즉 '여성인 나'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내 건강과 생명이 위협을 받음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뭇 남성들이 가진 여성 성기에 관한 판타지 때문에 생리컵 사용에 반대하는 일이 얼마나 주제넘은 간섭이자 폭력인지, 생리대에 대한 위생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사회가 얼마나 여성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까지도 여성은 '여성'의 몸이란 이유로, 생리를 한다는 이유로 위험에 처해 있다. 그야말로 '위험한, 생리'이지 않은가.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