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환 '미아몰리에' 대표, 황토숯가마로 로스팅
커피 고유 쓴맛·한국인이 좋아하는 단맛 살려내
▲ 커피전설 미아몰리에 김진환 대표가 '황토숯가마'에서 로스팅을 하고 있다.
"자연에 순응하지 않으면, 좋은 커피는 만들어 질 수 없습니다."

광주시 남한산성면 남한산성로 533에서 '커피전설 미아몰리에'를 운영하는 김진환 대표(62)의 말이다.

김 대표는 "20대 초반부터 커피에 매료돼 30년 넘게 커피와 인연을 맺고 결국 전문커피숍을 운영하게 됐다"며 "커피 한 잔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농부가 흘리는 땀부터 시작해 곡물(원두) 수확과 로스팅 등 제조기법, 다양한 공정이 필수적으로 이뤄진다"면서 "그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원두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후"라고 말한다.

김 대표가 커피를 좋아하는 것은 커피숍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다. '미아몰리에(Mia Moglie)'는 이탈리아어로 '커피는 나의 아내다'라는 뜻이다. 커피를 아내처럼 사랑하고 있다는 김 대표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있다.

김 대표는 "곡물과 자연은 거짓이 없다"면서 "자연에 순응해 열심히 땀 흘리는 농부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정성스럽게 커피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커피전설 미아몰리는 좋은 원두를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최상의 로스팅 기법을 활용한다.

로스팅에 활용하는 가마는 김 대표가 5년 전 직접 개발했다.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를 굽는 방식에서 착안, 로스팅 전용 '황토숯가마'를 만들어 참나무숯으로 로스팅을 한다.

김 대표는 "커피 종류는 산지, 원두의 종류, 추출방법 등에 따라 수만가지가 넘는다. 다양한 종류만큼, 맛과 향도 다르다"며 "먼저 나에게 맞는 커피를 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신이 선호하는 맛을 단맛, 신맛, 고소한 맛으로 나눈 후에 이에 맞는 원두 원산지를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커피의 맛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원산지에 따라 맛도 각양각색"이라며 "과일 향기나 꽃향기가 어우러진 상큼한 향을 느끼고 싶을 때는 아프리카산 커피를, 부드럽고 고소한 맛, 마일드한 느낌을 느끼고 싶을 때는 라틴아메리카산 커피, 깊은 향과 무겁고 중후한 느낌을 즐기고 싶을 때는 인도네시아산 커피를 마시면 좋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맛을 찾아내기 위해 '황토숯가마'를 활용한다"면서 "'황토숯가마'는 원적외선 등 광물질이 생성돼 커피 고유의 쓴맛을 살리면서도 떫은 신맛을 중화시켜주고, 잡내를 잡아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이 좋아하는 깊이 있는 단맛을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전설 미아몰리에는 황토에 섞는 흑운모 등 여러 가지 광물질 배합을 각각 달리해서 만든 두 개의 가마가 있다. 같은 원두를 사용해도 첫 번째 가마에서 로스팅을 하면 강한 맛을 최대한 살리게 되고, 두 번째 가마를 거치면 부드러운 맛을 내게 된다.

김 대표는 "날씨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 비가 내리는 날은 커피의 맛이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면서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맞추기 위해 두 가지 가마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76년 음악다방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인 20대 초반, 음악이 좋아 음악다방에서 자주 원두커피를 마시면서 커피를 사랑하게 됐다"며 "커피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이 '커피전설 미아몰리에'를 찾는 손님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장은기 기자 50eunki@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