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섭 위민행정과장, 꼬박 5일 걸어 '엘브러즈' 등정
"내년 임용 30주년엔 세계 3대 미봉 '아마다블람' 도전"
해발 5642m. 유럽 전 지역을 통틀어 가장 높은 봉우리 엘브러즈. 세계 7대륙 최고봉 중 아시아 에베레스트(8848m), 남미 아콩카구아(6959m), 북미 매킨리(6149m),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 다음으로 높은 곳. 카스피해와 흑해에서 불어오는 습기와 아열대 열기가 얼음산에 부딪히며 일으키는 돌풍과 급격한 날씨 변화는 엘브러즈 상징이다. 유럽 최고봉다운 위세다.

인천 남동구 공무원 김남섭(55) 위민행정과장은 13일 엘브러즈 등정에 성공했다. 8월8일 트레킹을 시작해 꼬박 5일을 걸어 정상에 도착한 뒤 다시 5일 동안 하산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김 과장은 "지형상 일기예보를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등정 관건은 날씨와 고소적응이었다"며 "고소적응을 위해 3100m, 4000m, 4700m에서 트레킹을 하면서 체력과 상태를 점검했다"고 말했다.

엘브러즈는 동서양을 나누는 러시아와 그루지아공화국 접경 코카서스산맥에 위치해 있다. 유럽 산악인들에게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에게 '행복의 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산에 오르는 동안 하늘이 파랗고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다가도 어느새 구름이 몰려와 빗방울이 후두두 떨어지는가 하면, 갑자기 우박이 쏟아지기도 하는 등 대원들을 당황하게 하는 날씨가 빈번해 '과연 등정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면서도 "다행히 맑은 날씨 도움으로 엘브러즈 정상을 밟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사실 김 과장 이번 엘브러즈 등정은 앞으로 있을 도전의 서막에 불과하다. 산악인들 사이에서 세계 3대 미봉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아마다블람(6812m)을 등정하기 위한 일종의 고소적응 및 체력훈련이라는 것이다.

그는 "엘브러즈 등정에 성공한 뒤 자신감이라는 가속도가 붙어 내년 공무원임용 30주년을 기념해 꼭 아마다블람을 오를 예정"이라며 "주중에는 문학경기장에 있는 실외 인공 암벽장에서 클라이밍, 주말에는 등산과 암벽등반으로 체력을 보강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