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연 이사장 "차문화를 다문화로"
우리나라 차문화를 '세계 속의 한국문화'로 이끌고 있는 '한국차문화협회'(이사장 최소연)가 오는 26일~27일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스키빌리지에서 '제49회 하계연수회'를 개최한다.

이 연수회는 전국의 차인들이 모여 공부하고 교류하는 차인들의 향연이다. 수년 동안 차문화를 공부한 차인들에게 지도사·사범 자격증을 수여하며 차인들을 길러내는 행사이기도 하다.

이번 연수회에선 김은성 KBS아나운서가 '마음을 사로잡는 파워 스피치'를 허광호 동인문화원 이사가 '삼천 년 전 유행가 가사 시경 국풍', 정욱진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120세 시대의 준비는 심장혈관 관리로부터'란 주제로 각각 강연을 한다.

대학원 14기 졸업작품 발표회와 인천차문화·인성교육예절지도사 1급 졸업식(14기), 인성차문화예절지도사 2·3급 수료식(52기)도 치러진다.

한국차문화협회는 '한국 차문화의 거장' 고 이귀례 명예회장이 작고한 뒤 최소연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임기 3년 차를 맞은 최소연 이사장을 인터뷰 했다.


▲고 이귀례 명예회장 사망 이후 한국차문화협회를 이끌어 오면서 지금까지 어떠한 성과가 있었나.

―한국차문화협회의 이사장으로 추대되면서 부담감이 적지 않았습니다. 모친이신 고 이귀례 명예이사장님께서 구축하신 체계와 교육 등 타 단체와는 차별화된 교육을 위주로 한 차세대를 위한 초석을 놓는 일 등 모든 것이 힘에 겨웠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님의 유지를 받들어 협회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수만명 우리 협회 회원들을 생각하면서 앞만 보고 가자는 생각으로 걸어왔습니다.

마포 도화동에 있던 사무실을 망원동으로 이전해 교육장을 전통적인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 임원들과 회원들이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례 수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협회 이전이 하드웨어의 입장이라면, 협회의 자격증을 확대한 것은 소프트웨어 방면의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협회는 일정 기간 이론과 실기를 겸하여 차 공부를 마치면 소정의 전형을 통하여 1,2,3급의 '인성차문화예절지도사' 자격증을 수여합니다. 여기에 더욱 깊이 있는 배움을 통해 '인성교육예절지도사'란 자격증을 하나 더 받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 회원들이 앞으로도 다양한 자격증을 받아 사회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재들을 배양하도록 매진하고 있습니다.


▲3년 간 이끌어 오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우리 협회는 비영리 문화단체입니다. 재정 측면에 있어서는 임원과 회원들의 회비에 의존하다 보니 한계에 봉착하게 됩니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부가 필요합니다. 사회 각처에서 기부 문화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두 번째로는,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점점 퇴색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니 차문화에 입문하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안타깝기만 합니다. 한국차문화협회 내에서는 각종 행사와 교육 등으로 저변 확대에 애를 쓰고 있습니다만, 한계가 부딪칠 때가 많습니다. 우리 협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도 더욱 필요한 때라 생각합니다.


▲이번 연수회의 특징을 말해준다면.

―연수회 장소를 변경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숙하던 생활이 계속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식상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러한 부분을 탈피하고자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다른 장소로 변경하여 모두의 기분을 전환해보자는 결정을 내렸지요. 두 번째는, 사회 저명인사들의 강의를 통해 마음의 소양을 더욱 넓혀나가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봤습니다.

우리 회원들은 2년 4학기 동안 차와 전통문화에 관한 교육으로 이론과 실습을 공부합니다. 그리고 1년 심화과정인 한국차문화대학원에서 더욱 깊이 있는 공부를 합니다만, 인문학적 소양과 건강, 자아 발전을 위한 특강을 접하게 하여 편중된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통하여 건강하고 지혜로운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일본지부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교토지부장은 한국인 3세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일본사람이지만 그들의 뿌리는 한국입니다. 한국 문화에 목말라 하며 수시로 우리나라를 오가며 한국의 전통 차문화를 찾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다가 우리 한국차문화협회와 인연을 맺었고, 그 소중한 인연을 통해 2016년 3월 17일에 교토지부가 개설됐습니다.

한국차문화협회는 지부를 개설할 때에 교육할 수 있는 교육생이 있어야 지부를 개설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충족이 되었기에 개설이 가능했습니다. 일본에도 전통 다도가 있지만 그 원류는 한국에 있다는 믿음과 자부심으로 한국의 규방다례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재일동포만을 위한 교토지부가 아니라 순수한 일본인들도 회원으로 유치해 함께 차문화 활동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결과입니다. 처음에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차를 접한 사람들의 기대하는 시선이 많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그럴수록 더욱 의지를 갖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다수의 일본인들도 동참해 한국의 차문화에 매력을 흠뻑 느끼며 회원으로서 함께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차문화협회를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

―한국차문화협회가 벌써 26년이 됐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분석 전문 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30년을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물며 문화단체, 그것도 전통문화를 표방하는 비영리 문화단체인 한국차문화협회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26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운영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많은 회원들과 고 이귀례 명예이사장님의 공이 지대하셨지요. 90년대 초반 차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 차문화를 전파하고 보급한다는 사명감으로 정말 열심히 활동하였습니다.

앞서 잠깐 말씀 드렸듯이 회원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 협회에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회원들이 많습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통하여 자라나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위한 차문화 보급 활동에 더욱 힘쓸 것입니다.

아울러 점점 늘어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외국인 어머니와 자녀들을 위한 차문화 프로그램을 더욱 확산시켜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의 빠른 정착과 한국인으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우리 협회의 많은 회원과 모든 가용자원을 활용함은 물론, 각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차문화는 어떤 점이 좋은 것인가.

―차문화는 예로부터 귀족들이 영위하던 고급문화였습니다. 옛날에는 왕가나 양반가에서 차를 교류했지만, 멀지 않은 조선시대를 보면 초의선사,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세 분이 각기 다른 신분으로 교류했습니다. 차를 매개로 하여 신분과 연령 등을 초월하여 격의 없이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요즘에는 늘 남을 배려하고 나를 낮추는 자세로 교류하게 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없어집니다. 겸손한 자세로 사람 사이에 원만한 관계를 다져가며 발전시켜 가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차문화의 매력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이나 인천시에 하고 싶은 말은.

―저희가 해마다 5월이면 전국차인큰잔치를 하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시는 인천시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인천 지역에 많은 소외 계층과 다문화 가정이 있는데 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일일이 찾아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천시 차원에서 발굴하시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손에 손을 맞잡고 융합하면 보다 밝은 사회를 이룩하는데 한 발짝 성큼 다가설 수 있습니다.

11월에는 일본 교토부에서 차 관련 행사가 있는데 교토지부가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주최 측인 교토부에서 각국의 차 관련 단체를 초대해 차문화 교류를 할 예정인데, 교토지부가 왕성한 활동을 하는 덕분에 한국에서는 우리 한국차문화협회가 초청을 받았습니다. 인천시에서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한·일 양국의 문화교류에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




●1급 교육 수료자(27명)
―인성차문화예절지도사 1급, 인성교육예절지도사 1급
김광호, 김남희, 김미성, 김정림, 박선옥, 박성애, 박유리, 선수원, 송순희, 송화연, 신명숙, 안삼길, 우종례, 유정윤, 윤승미, 이성희, 이재현, 이효승, 전서령, 정경이, 조경임, 조연색, 조은숙, 최성미, 최희윤, 한순옥, 황현정

●2급 자격검정 이수자(26명)
―인성차문화예절지도사 2급
경남지부(3): 김귀숙, 모순연, 이미화 /경북대구제1지부(8): 김영숙, 김은주, 박서윤, 배성호, 신성남, 안기종, 이미정, 조용택 /부산지부(2): 윤명희, 정귀옥 /서울제1지부(2): 이경자, 최진숙 /아산지부(1): 전유자 /인천지부(6): 강보미, 신지우, 신지윤, 양선희, 이영진, 주순복 /전북지부(2): 유미숙, 이옥복 /충북지부(2): 곽효선, 이혜진

●3급 자격검정 이수자(10명)
―인성차문화예절지도사 3급
수원지부(3): 신미용, 유인순, 조은비 /전북지부(1): 이현자 /강원지부(6): 강종원, 김경희, 김도경, 김영자, 김윤경, 최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