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구단·선수 위해 사용…'깜깜이' 용병 영입 등 불투명 행정엔 경고장
강인덕 인천유나이티드 권한대행이 과감한 자기 헌신과 결단을 앞세워 꺼져가던 '1부리그 잔류' 희망의 불씨를 다시 키워가고 있다.

28일 정식 대표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는 강인덕 권한대행은 지난 9일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선출된 직후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직원들 앞에서 선언했다.

대신 강 권한대행은 자신의 연봉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단 및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사용하도록 했다.

규정상 급여를 아예 처음부터 받지 않을 수는 없어, 일단 본인 명의 통장으로 송금받은 뒤 바로 인출해 구단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담당직원에게 지시한 것.

강인덕 권한대행의 연봉은 업무추진비까지 포함하면 약 1억1000만원에 달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서 받아야 할 억대 연봉 역시, 지금까지 받아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처럼 강 권한대행이 연봉을 모두 포기한 것은 "잿밥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오로지 구단 살리는 게 목표"라는 자신의 말에 진정성이 담겨있음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의지의 순수성을 내세워 자신의 개혁 조치나 구단 운영 방식에 반발할 수 있는 일부 내·외부 반대 세력의 저항과 공격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성적 저조에 따른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니냐'는 안팎의 목소리에 부담을 느껴 늘 불안한 상태로 팀을 이끌던 이기형 감독에게 직접 "시즌 중 감독 경질은 없다"며 힘을 실어줬다.

강 권한대행은 "감독이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감독의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 그래야 팀도 안정이 된다. 감독과 선수들이 앞으로 잘해서 인천이 1부리그에 잔류할 경우 내년에도 이기형 감독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선수 전체와 직접적인 소통을 하며 의견을 청취하는 등 선수 사기진작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강 권한대행은 우선 그동안 밀려있던 선수들의 각종 수당을 8월 말까지 전액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지난 권한대행 선출 직후 열린 12일 상주전과 20일 포항전 역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승리수당을 내걸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구단 내 불투명한 행정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그는 "그동안 투명하지 못했던 구단의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을 감사해 누군가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엄하게 물을 것이다. 앞으로 깜깜이 선수 영입은 더이상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간부들부터 먼저 만나 면담할 경우 내 눈이 가려지고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 때문에 현장 직원들부터 만나고 있다. 이후 간부들 의견까지 수렴해 앞으로 구단 운영을 어떻게 해야할 지 윤곽을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지만 강 권한대행이 오면서 내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며칠사이 강 권한대행의 파격적이고 자기희생적인 결단으로 인해 구단 전체에 해볼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