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지정 '8·2 부동산 대책'에 '풍선 효과' 기대 … 매물 철회 늘어
인천 송도와 청라 국제도시의 집값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풍선 효과' 덕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건물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매물을 내놓지 않고 집값이 오를 때를 기다리는 이른바 '버티기 현상'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13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이달 1~1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부동산 거래는 2건, 서구 경서동과 연희동은 각각 3건과 2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부동산 거래는 송도동 68건, 경서동과 연희동 각각 23건, 20건이었던 것과 대조된다.

지역 내 공인중개사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구 연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강남이나 세종에 가지 못하는 투기자금이 이쪽으로 올 거란 기대감에 매물 철회를 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앞서 2일 국토교통부는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강남·세종 등지를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지정하는 등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관련기사 7면

이에 따라 갈 곳 없는 투기자금이 수도권에선 송도와 청라 국제도시에 몰릴 것이라고 예측하며 주택 보유자들은 내놓았던 매물을 다시 거둔 것이다.

송도국제도시의 경우도 비슷한 희망을 품고 있다.

송도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 내 한 아파트 중간층의 경우 5억4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5억5000만~5억8000만원으로 호가를 올려부르기도 한다"며 "주택가격이 오른다고 생각해 매물을 잘 내놓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감에 갭투자(전세를 끼고 차액만으로 싸게 주택을 구입하기) 문의도 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3억2000만~3억3000만원짜리 25평 등 작은 평수 아파트를 전세 끼고 5000만~6000만원만 투자해 집값이 오르면 차익을 보겠다는 갭투자 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갭투자는 전세기간 만료와 동시에 새로운 세입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등에 대비한 여유자금이 없다면 매우 위험한 투자방식"이라고 경고했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