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산 14조 교육위 '수장'
임대차 분쟁 조정위 설치 성과
진정한 생활정치 구현 목표
▲ 민경선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이 7일 도의회에서 인천일보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정치적인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여러 가지 과제들을 먼저 해결하는게 우선순위입니다."
제9대 경기도의회 4기 교육위원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민경선(고양3) 도의원. 7일 의회에서 만난 그는 요즘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소속 위원만 19명인 도의회 최대상임위 교육위를 이끌며 동시에 지역 현안을 챙기자면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다.

주위에선 내년 고양시장 출마를 권하기도 하지만 본인은 손사래를 친다.

곁눈질할 여유도 없고, 최성 고양시장이 3선 도전을 사실상 확정했기 때문이다. 민 의원은 최 시장의 보좌관 출신이다.

그는 "위를 보다가 실패하고 무너진 정치인들을 너무나 많이 봤다. 지금 자리에서 충실하는게 저의 본분"이라고 말했다. 남은 임기 1년동안 도의원으로 지역 현안을 챙기며 최 시장의 3선을 돕겠다는 설명이다.

민 의원은 "도민들이 맡겨주신 4년 중에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에 교육위원장으로 뽑힌 것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연간 예산만 14조에 달하는 도의회 교육위원회 수장으로서 민 의원의 철학은 확고하다. "원칙과 상식에 따라 현재의 제도만 잘 지켜도 공교육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민 의원은 "물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교육과정의 변화는 필요하지만, 교육을 비롯한 우리 사호의 많은 적폐는 원칙과 상식을 지키지 않아서 일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해왔던 혁신학교, 무상급식, 누리과정 등 각종 교육 정책들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잘 뒷받침하면 된다"며 "위원장으로서 스스로 벽돌을 쌓기보다는 다른 의원들이 벽돌을 쌓아가는데 최대한 도움을 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재선의원인 민 위원장은 '경기도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안' 제정을 7년여 간 의정 활동 최고의 업적으로 꼽는다. 그의 정치적 신념인 '서민을 위한 생활정치'에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와 관련한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도에 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이 골자인데, 비용적·시간적 제약으로 민사소송 등 법적절차를 밟기 어려운 서민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조례다.

민 의원은 "과거에는 중앙의 정책이 지방으로 전달되는 형식이었지만, 요즘은 이런 시민들을 위한 지자체의 정책이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해당 조례는 결국 국회에서 법률로 제정됐다. 중요한 건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상향식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선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지 올해로 22년째지만 지방의원에게 여전히 꼬리표처럼 붙어있는 표현인 '자질론', '이권개입' 등은 민 의원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민 의원은 "솔직히 20년 전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역의 토호세력이 경제력과 인맥을 동원해 도의원으로 당선되던 시대는 끝났다. 저도 그렇지만 광역의원들 가운데 미니 대학원 석사 이상 학력 소지자가 3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도의원 혼자 입법, 예산심의, 행정감사라는 본질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지역관리까지 하는 것은 힘든 게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민 의원은 자연스럽게 지방분권 문제로 말을 이어갔다.

민 의원은 "지방선거의 특성상 집행부가 다수당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자체 독립만을 이야기할 게 아니라 견제할 수 있는 수단도 함께 논의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해서 지자체가 재정적으로 독립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지방분권을 이루기 위해서는 의회의 인사권 독립이 필수 조건"이라고 했다.

지방의회 사무직원은 지자체장이 임명하고, 해당 지자체에서 순환보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10개월가량. 게다가 지역구는 현 여당의 열세지역이라 선거에만 온통 관심을 쏟을 법하지만 그는 다르다.

민 의원은 "선거는 무슨 고시공부가 아니다. 오히려 욕심을 내면 무리를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며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던 것을 계속 하고, 오늘 하루에 충실하는 것이 저의 선거전략"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끝으로 "진정한 생활정치를 위해서는 억울하거나 하소연하고 싶은 도민들이 저를 비롯한 도의원을 활용하셔야 한다"며 "앞으로도 도민을 위한 착한싸움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용민 기자 no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