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기업문제 해결 'PSP' … 인천대, 자체적 기업화 '기술지주회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현대의 산업현장은 지식을 기반으로 한 혁신기술과 인적자원이 핵심이다. 지금 우리는 차세대 동력으로 국가의 성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을 지나고 있다.

인천지역은 산업단지를 혁신 클러스터로 전환할 필요성이 요구되는 가운데 인천의 명문 대학들이 산학협력을 통해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기업이 산업현장에서 직면한 문제를 대학의 지적능력과 기술력으로 해결하는 체계적인 방법이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인하대와 인천대를 만나보자.

▲ 인하대 PSP에 참여한 학생들이 기술 연구개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인하대 기업문제 해결 프로젝트 'PSP'

인하대학교 학생들은 산업체와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 산학협력단은 2015년부터 인하대 학생들이 팀을 조직해 기업문제에 접근하는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먼저 업체가 제품개발이나 기업 운영과 관련해 대학에 문제해결 과제를 신청한다. 태경ENG가 '필터 교체형 구강세정기'를, ㈜제브라&시퀀스가 'CPTED(범죄예방설계)기능의 ICT융·복합 스마트횡단보도'를 제작하고 싶다고 신청하는 식이다.

신청내역이 공지되면 관심 있는 인하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연구팀을 구성한다. 주로 공대생들로 이뤄져 있지만 디자인이나 경영관련 학부생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이렇게 구성된 학생팀은 기업에 적용할 제품과 기술을 자체 능력으로 개발해 발표한다. 이때 재료비나 이동비 같은 실비는 기업이 지원한다. 완성된 아이디어나 시제품은 기업의 평가를 거쳐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된다.

이렇게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무려 117건에 달한다. 대부분 인천 소재 업체의 활용도가 높다. 여기서 나온 기술력들은 다시 경진대회에서 진가를 겨룬다.


경진대회 대상 - 드론 비행을 돕는 애플리케이션

최근 열린 경진대회에서 항공우주공학과 4학년 정현우 학생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 팀은 드론 운항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모바일 앱을 개발해 업체에 제안했다.

앱에는 드론을 띄울 때 필요한 날씨, 비행불능지역 표시, 지구자기장 계수 등 세 가지 필수 정보가 담겨있고 파도 높이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드론 카메라, 인터넷 속도 측정 등에 관한 내용도 추가했다.

이 앱이 상용화하면 휴대성과 접근성을 활용해 드론을 조종하는 이들은 언제든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다른 기관 홈페이지 등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지닌다.

조난자에게 구명 장비를 투하하거나 지역 순찰 등을 하는 대형 멀티콥터를 운영하는 업체 '숨비'가 이 팀의 기술력을 산업화 할 계획이다.

▲ 인천대 기술지주회사의 포도주.

▲인천대 기술지주회사

인천대학교는 대학이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자체적으로 기업화해 활성화하고 있다. 바로 기술지주회사를 말한다.

인천대학교 교수나 학생들이 보유한 특허 등의 기술을 출자해 독자적으로 신규회사를 설립하고 시장에서 활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술지주회사는 외부기업과 합작 형태의 벤처기업을 설립하기도 하고 기존 기업의 지분인수로 자회사를 경영하기도 한다.

인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출자자다. 대학의 연구개발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이 기술을 사업화 한 뒤 수익금을 걷어 올리는 선순환 구조다.

인천대학교는 현재 18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 산업현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회사 대표는 인천대 교수이거나 창업을 계획한 인천대 학생인 경우도 있다. 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의 지적재산을 사업화 하는 동시에 대학의 구성원이 직접 고용이나 창업에 기여했다는 의의도 갖는 셈이다.


성공사례 1. 김내현 인천대 교수 '클린에어나노테크'

2004년 김내현 교수는 인천 남동구 남촌동에 학교기업 클린에어나노테크를 창업했다. 열회수 환기장치를 개발·판매하는 업체다. 열회수 환기장치는 고층 아파트에 널리 쓰이고 있다. 실내공기를 환기시키고 에너지를 걷어 오는 국내 유일한 기술력이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에 제품을 납품하며 연매출 30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에 인천대 졸업생이 취업도 했다. 대학 기술을 스스로 소화해 산업체에 접목시킬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산학협력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성공사례 2. 2014인천아시안게임 만찬주(酒), 기술지주회사 작품

지금은 은퇴한 이태수 전 인천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포도주도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에서 탄생했다. 기술지주회사가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인천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와인을 직접 제조·판매했다.

대학이 개발한 와인을 산학협동 방식으로 출시한 사례는 있어도 개발과 제조·판매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대학이 자체적으로 추진한 것은 인천대가 처음이다.

이태수 교수팀은 특허청에서 발효기술 특허를 받고 국세청에서 포도주 제조허가를 땄다. 설탕 등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도 당도를 유지하며 발효시간과 온도를 조절해 포도 껍질에서 탄닌 성분을 얻는 특허기술이다.

교내 양조장에서 연 6000~7000병의 포도주를 생산했으며 한 병에 2만원에 주문 판매해 매출을 올렸다. 이 포도주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행사에서 '인천의 술'로도 사용됐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