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이번 달 1일부터 시작되었다. 영화제에 관심을 가진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으나 올해는 특히 '여성' 영화제 일정을 체크해보던 참이었고 지난 6일 단편선을 관람했다.

총 5편의 단편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김정은 감독의 <야간근무>였다. <야간근무>는 한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캄보디아에서 온 '린'과 한국인 '연희'의 이야기이다. '린'은 한국의 한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린'은 한국인 노동자와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다. '연희'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휴학생이다.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으나 곧 그만두고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갈 예정이다. 영화는 한국이란 공간 안에서 둘 사이의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한편 외국이라는 공간을 전제한 뒤 그곳에서 그들 모두 '외국인'이 되는 처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한국에 돈을 벌기 위해 찾아오는 외국인 노동자와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 사이에 엄청난 차이는 없을지도 모른다. 이방인이 자신의 나라보다 더 나은 삶의 조건을 갖춘 나라에 가서 얼마간의 언어를 배우고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은 같다. 무엇보다도 '더 나은 나라'가 모국이 아닌 이상 그들이 외국인의 처지에 놓인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사실 '우리는 모두 외국인'이라는 말 속에는 결이 있다. 세계 곳곳에 사람들이 국적을 막론하고 거주하거나 생활을 하고 있지만 냉정하게 말해 자본주의적으로 발달이 덜 된 나라의 사람이 자본주의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곳에 일을 하러 갈 때, 동시에 모국의 기업이 '외국계 기업'으로 자리하는 외국으로 파견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격으로 노동을 하러 가게 될 때의 외국인은 보통 그 국가의 사람들과 구분되고 차별받는 '외국인' 내지는 '이방인'으로 규정되는 것만 같다.

그러나 어디에서든 우리는 모두 외국인이다. 특히 '연희'의 경우처럼 겨우 살아남는 것 너머의 삶을 살기 위해 '외국인'을 자처해야하는 상황에서라면, 이미 모국 안에서도 '우리는 모두 외국인'인 것은 아닐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야간근무 #외국인 #이방인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