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세확장 필요하지만 어려움
3년새 산단 23개 기업공장 타지역 등돌려
"가격 비싸고 특별한 장점없어"

인천 중소기업이 해마다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

사세 확장에 필요한 공장 부지를 구하기 힘들어서다. 최근 3년 사이 산업단지 내 23개 기업의 공장이 이런 이유로 인천에 등을 돌렸다.
올 들어 1개 상장기업이 인천을 떠났고, 지역을 대표하는 2개 향토중소기업도 다른 지역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29일 인천시를 통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운영하는 '공장설립온라인지원시스템(FactoryOn)'을 확인한 결과 2015년부터 올해 4월까지 모두 23개 기업(공장 역외 이전)이 인천을 떠났다.

인천에서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하던 대림통상㈜ 도비스공장과 ㈜우진플라임 등 16개 기업이 충청도로 이전했다. ㈜남양엔지니어링과 동양주공㈜ 등 5개 기업은 경기도로 옮겼다. 미주엔비켐㈜는 경상도에 둥지를 틀었다. 삼익제약㈜는 강원도로 떠났다.

이들 대다수 기업은 '인천에 마땅한 공장 부지가 없고 가격도 비싸다. 인천만의 특별한 장점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3월엔 코스닥 상장사 모베이스가 비슷한 이유로 본점 소재지를 인천에서 경기 화성시 동탄첨단산업단지로 옮겼다. 1999년 주식회사 손성신으로 설립한 뒤 2006년 모베이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인천의 대표 휴대전화 부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2개 기업도 인천을 떠날 예정이다.

동구에 있는 창흥산업㈜는 경기도 용인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2004년 설립해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과 기술 제휴를 맺고 현대자동차에 선박용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이 선정한 벤처기업, 인천시장 수출유공자상, 무역의 날 100만불 수출탑 등을 수상한 인천 대표 중소기업 중 하나다.

창흥산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이전 시기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인천 부지가 협소해 용인으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산으로 가는 향토기업도 있다. 인천시 중소기업 대상과 월드클래스 선정 기업인에 뽑힌 인성엔프라(서구)는 2020년까지 본사와 공장을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로 옮긴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이 과정에 직접 나서 각종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말로만 떠든다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는 게 아니다"라며 "인천시가 다른 자치단체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시는 지난 2월 일자리경제국의 주요 추진사업을 발표했다. 그러나 탈(脫) 인천기업에 대한 대책은 언급조차 없었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