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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이 붐이다.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텃밭으로 활용해 취미, 여가 등의 목적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도시농업 인구는 최근 6년간 전국적으로 10배 증가했다.(2010년 15만명, 2016년 160만명) 이 중 경기도는 43만여명이 해당, 도시농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것은 시대적 부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도시농업이 전업농 발전에 저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있었다. 이는 농촌의 인구보다 몇 십 배 많은 도시민들이 땅 한 평, 상자 텃밭 하나씩이라도 부친다면 농촌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누가 소비할 지에 대한 걱정과 도시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내다 팔면 농촌은 도시와 경쟁해야 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과연 그럴까.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도시농업 채소류 재배면적은 전체 채소류 재배면적(22만5000ha)의 0.4%(951ha)이고, 토지이용율과 생산효율은 전업농의 70% 수준으로 도시농업에 의한 채소 생산량은 전체 채소 생산량의 0.2%의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도시농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성은 무엇일까.

첫째, '농업 가치'의 확산이다. 농업은 생명을 다루는 업(業)으로서 인간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작업이다. 농촌뿐만 아니라 삭막한 도심에서도 누군가는 농사를 통해 삶의 피로와 애환을 위로받고 또 누군가는 이웃과 공존의 이유를 찾기도 한다. 어린이는 생명의 신비를 체득해 그 경험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노인은 노동의 기쁨을 이어갈 수 있으며, 혼탁한 도시의 공기는 맑아질 수 있다.

둘째, 도시농업은 지역과 농산업을 연계한다. 도시민은 농사체험을 통해 농촌과 친환경농산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이는 농산물 직거래, 체험농장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미래 관점으로는 귀농 귀촌의 선행학습이자 청년 창업농의 실험장이며, 커뮤니티 가든, 실내가든 조성 등 전문 농산업군(農産業群)을 성장시킬 동력이 된다.

셋째, 도시농업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가능성이 무한하다. 공동주택, 복지시설, 공원 등에 도시텃밭을 결합하고 도시정원사를 양성하며 체험용 교재·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실내공기정화, 심신 테라피 등 치유농업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

도시농업 발전은 도농상생의 지름길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도시농업을 본격 육성하기로 하고 그 신호탄으로 다음 달부터 시범적으로 6개 도시를 정해 도시농업 실태조사를 추진한다.

바야흐로 생기 가득 찬 5월, 밖으로 나가지 않고는 못 배길 화창한 날씨에 여행도 좋지만 가까운 농원에서 상자텃밭, 모종삽, 꽃 채소 모종을 사다 베란다 텃밭을 가꿔보는 것은 어떨까.

마침 대한민국 도시농업 박람회가 6월1~4일 시흥시에서 열리니 온 가족이 함께 텃밭 만들기, 건강한 요리교실, 도시농업 전시 관람 등 워밍업을 해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경기도 농업정책과 신성장농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