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스텔라>는 거의 사막화가 진행된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마어마한 모래바람이 세계를 덮치면서 온갖 작물을 경작할 수 없게 되고 매년 흉작이 들면서 망해가는 지구의 모습이 제시된다. 현재 중국의 모습이라고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 <인터스텔라>의 이 첫 장면이 떠오른다. 최근에 보았던 중국의 대기 상태에 대한 현지인 인터뷰에서 한 사람은 먼지바람으로 대기가 뿌얘서 가까이 있는 사람도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한국에서도 머잖은 미래의 모습일 것이다.

요즘은 날씨 앱으로는 모자라서 대기질의 상태를 확인해주는 앱이 필수이다. 절망적이게도 대부분의 날이 '나쁨' 혹은 '아주 나쁨'의 사이를 오가고 있다. '숨만 쉬어도 고통'인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출은 고사하고 집안 환기시킬 수 있는 날도 며칠 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안팎으로 숨만 쉬어도 고통'이다. 이제 미세먼지는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다.

사실 미세먼지 문제는 그 발생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관련 정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미세먼지 원인의 대부분이 중국발 미세먼지라고 알고 있는 것과 달리 그 비율이 50% 가량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정확하지 않은 수치이며 구체적인 원인을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환경 규제 외에 정부에서 대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미세먼지 차단 및 의료 시스템의 확충 정도가 될 텐데 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마스크 보급은 기본이라고 하더라도, 호흡기 질환과 관련한 의료 시스템 확충이 가능할지 미지수이다.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사기업화 되어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돈 되는 '암 센터'가 한국에 제일 많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가 나서서 호흡기 관련 의료 센터를 확충하고 보급하려면 적잖은 예산 배분이 되어야 할 텐데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차기 대통령은 최소한 숨 쉬는 것이 고통은 아닌 한국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본다. #차기대선 #미세먼지 #고통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