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주민들, 무단훼손 책임 구청장 퇴진 촉구
▲ 24일 인천 동구청에서 열린 '동구청의 배다리 생태놀이터 파괴 및 일반통행 관광행정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민들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 동구 배다리 주민들이 동구가 무단으로 훼손한 숲을 원상 복구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구청장 퇴진을 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는 24일 오전 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흥수 구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 한다"며 "사유 재산에 대해 사전 통지도 없이 무단 훼손하고 절도한 관련 공무원들을 형사 고발하고, 숲도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천일보 4월24일 19면>

이달 21일 동구 직원들 20여명은 금창동 배다리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생태놀이 숲으로 갑자기 몰려와 이곳에 설치된 오르내림틀, 해먹평상, 징검다리 등 10여개 놀이시설을 철거해갔다.

뒤늦게 이 상황을 접한 주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직원들은 놀이시설 해체를 강행했다. 숲이 들어선 곳은 인천의 남과 북을 잇는 산업도로 건설을 위해 파헤쳐진 곳이다.

주민들은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생명과 공동체를 중시하는 도시로서 가치를 싹틔우기 위한 다각적인 실험을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생태놀이 숲을 탄생시켰다"며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공유지를 자발적으로 가꿔온 노력에 대해 동구는 감사하기는커녕 기습적으로 파괴한 것은 막가파 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은 동구의 숲 훼손 행위는 엄연한 사유재산 침해라고 비판하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배다리 주민들은 "동구는 숲 부지를 꽃밭으로 조성하려고 하는데, 이는 도시의 주인인 주민들에게 이 공간에 대한 권리를 박탈하고, 행정기관이 보여주려는 것만을 바라만 보게 하는 수동적 감상자로 머무르게 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진행해온 동구청장 주민 소환 서명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