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랑리본> 이오장 엔크 128쪽, 9000원
세월호 침몰은 전 국민이 생중계로 마주한 씻을 수 없는 고통이고 커다란 슬픔이다. 고통은 크기만큼 시간을 가지고 사람의 가슴에 자리하여 잊을 수 없게 만든다. 잊으려 하면 더 큰 아픔을 준다.

세월호 참사현장을 생생하게 그린 서사 시집이 발간됐다. 전 한국현대시인협회의 사무국장 등 문단 활동을 활발하게 하며 그간 13권의 시집을 발간한 이오장(65.부천시) 시인이 펴낸 <노랑리본>(엔크·128쪽)이다.
이 책은 세월호 침몰을 생생하게 그린 대 서사시이다.

많은 시인이 세월호에 대한 단편적인 시를 발표했으나 저자는 단편에 그치지 않고 한 명 한 명의 사연과 죽음에 직면하여 떠올린 인간의 마지막 생각을 끄집어냈다. 특히 영혼들을 불러내어 사회의 부조리와 정치의 무능함을 꼬집기도 하고 함께 참사를 바라본 사람들의 분노를 일깨우다가 마지막에는 화해와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세월호의 침몰을 국민과 함께 바라본 시인은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참변을 보고도 구조하지 못한 사실에 우리는 모두 죄인이다. 어떻게 하면 그 죄를 사면받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이렇게라도 풀어본다. 죽음을 보며 죽어야 했던 원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원흉을 찾자는 것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기록을 남겨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부천=오세광 기자 sk81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