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고차량 조사한 박병일 명장, "엔진오일에 경유섞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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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4명이 숨진 부산 현대차 싼타페 사고의 원인이 차량 결함이었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사고차량 파손이 심각해 사고원인을 규명할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인천 남동산단에서 자동차정비업체를 운영 중인 박병일(카123텍 대표) 자동차정비 명장은 지난해 8월2일 부산 남구 감만동에서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싼타페 사고차량을 자체 조사한 결과 사고원인이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으로 판단된다고 26일 주장했다.

당시 국과수는 "차량 파손이 심해 시동을 걸 수 없는 등 감정이 불가능하다"며 차량의 결함 여부를 밝히지 못했다.

국과수 입장과 달리 한씨를 비롯 유가족들은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유가족들은 수소문 끝에 사고차량을 박 명장에게 보여주기 위해 인천으로 올라왔다.

박병일 명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투싼ⅸ 에어백 미작동, 아반떼 누수 등 현대차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현대차로부터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까지 당했으나 모든 혐의를 직접 벗어낸 정비업계의 일인자다.

시동을 거는 일은 간단했다. 끊어진 배선을 다시 연결하고, 사고로 찌그러진 연료 필터를 교체하니 엔진이 작동했다.

박 명장은 "해당 차량의 엔진오일 게이지가 정상 이상으로 올라갔고, 엔진오일에서 경유 냄새가 나는 등 고압펌프를 통해 엔진오일에 경유가 섞인 것으로 인한 급발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기술연구소에서 해당 차량에서 채취한 엔진오일의 물성검사를 한 결과, 유류혼입이 의심되는 데이터가 나왔다.

모 대학 화학 관련학과 교수 A씨는 "시판 엔진오일과 사고 차량에서 추출된 것은 인화점이 50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는 상당히 큰 차이"라며 "해당 엔진오일은 다른 성질의 물질이 혼입돼 변성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했다.

박 명장은 "일가족 4명이 숨진 사고에 대해 사법기관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국과수는 차량 검사를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라며 "해당 차량 운전자는 차체 프레임이 추돌하지 않도록 옆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등 차량 외관만 봐도 최선의 노력을 한 것을 알 수 있는데, 국과수가 조사한 차량에는 사고 당시 쌓인 먼지가 그대로 있는 등 손을 댄 흔적도 없을 만큼 조사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이 비참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현대차와 국과수 모두 진정성 있는 사고조사와 대응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아무 것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고, 현대차는 국과수 공식 결과 이외에는 할말이 없다고 한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해당 차량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곧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안전운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차량결함이 발견될 경우 제작사에 리콜을 권고 또는 명령할 것으로 전해졌다. 


/글·사진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