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보따리를 훔친 호랑이>(우리아이들·48쪽)는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끼워 넣은 액자형 그림책이다. '둘이 듣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이야기' 덕분에 행복한 '이야기꾼'으로 거듭난 호랑이 이야기다.

할머니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넣는 추임새 그대로의 '둘이 듣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바로 그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다. 그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새롭게 들려준다는 의미에서도 이 그림책의 새로운 시도는 유의미해 보인다.

얼개는 우리 옛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따왔지만, 작가는 다른 이야기로 새롭게 빚어냈다.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 '두꺼비 등에 팥고물 뿌린 호랑이'란 구전 설화를 잘 버무려놓아 두 겹의 재미를 준다.

작가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수수밭에서 엉덩이가 찔려 죽은 호랑이가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맘에 걸렸다는 작가는 비참하게 죽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호랑이를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하루 글, 김옥재 그림, 1만3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