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콧 상' 수상작 독서 즐거움 선사
▲ <무엇이 먼저일까>
로라 바카로 시거 지음
방애림 옮김
미디어창비
32쪽, 1만원

<무엇이 먼저일까>(미디어창비·32쪽)는 '칼데콧 상' 수상 작가가 반전을 통해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로라 바카로 시거는 2008년 <무엇이 먼저일까?>와 2013년 <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로 칼데콧 아너 상을 두 차례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라는 인과관계에 관한 딜레마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쉽고 재미있게 풀어 놓는다. 처음엔 알이었는데 다음에 닭이 되고, 올챙이는 개구리가 된다. 또 씨앗은 꽃이 되고 글자는 이야기가 된다.

과연 무엇이 먼저일까? 명쾌한 답이 없는 이 문제를 맨 뒷장에 반전의 형태로 보여 주며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힘 또한 길러준다.

이 책은 종이에 형판(型板) 쇠를 눌러 구멍을 뚫는 '다이 컷(Die-cut)' 기법을 이용해 만들었다. 책장마다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 변화하기 전 모습의 일부분을 힌트처럼 보여 주고 책장을 넘기면 성장한 전체의 모습이 펼쳐지는 형식이다.

두 박자 구조를 통해 무엇이 먼저이고 다음에 무엇이 나오는지 보여 주는 이 책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며 즐겁게 책을 볼 수 있게 했다. 아직 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 또한 집중력을 가지고 잘 따라올 수 있게 배려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존재들이 있고, 그 존재들이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면서 이 세상은 조화를 이룬다. 이 책의 소재인 애벌레, 나비, 씨앗, 꽃 등은 일상생활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평범하고 작은 존재들이지만 계속 변화하고 성장하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과정을 반복한다.

이 책은 그 어떤 장황한 설명보다는 힘 있는 붓 터치와 강렬하면서도 풍부한 색감의 그림으로 그 과정과 의미에 오롯이 집중해 다가가고,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로라 바카로 시거 지음, 방애림 옮김, 1만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