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권기대 옮김
베가북스
168쪽, 1만2000원

다른 사람과 토론을 벌일 때 논리보다는 여론에 떠밀리고, 상대방의 술책에 넘어가 입심이 달릴 때가 있다. 이럴 때 쇼펜하우어는 상대에게 억지를 쓴다고 외치거나 의미 없는 질문을 쏟아내고, 그마저도 통하지 않을 땐 인신공격을 하라고 말한다. 모두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논쟁에서 이기는 법칙'들이다.

대화나 논쟁이 벌어지면 무엇보다 신중해야 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자신의 부당함을 공격받으면, 받아들이기보다 방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토론은 진실에서 멀어지고, 오직 승패만 남는다.

새책 <쇼펜하우어 이기는 대화법>(베가북스·168쪽)은 쇼펜하우어가 허황된 인간을 보며 논쟁의 승리법칙을 정리한 책이다.

쇼펜하우어가 떠난 지 1세기도 더 흐른 지금도 예나 지금이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며 인생에서 지면서도 논쟁에서 이기려는 사람이 많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는 인간의 모습을 쇼펜하우어는 정확히 간파한다.

쇼펜하우어는 진리를 탐구하는 토론과 구분해 자신의 방법을 '논쟁적 토론의 기술'이라 했다. 논쟁적 토론은 곧 머리와 입으로 하는 칼싸움인 것이다. 칼싸움이란 게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듯, 논쟁적 토론도 공격하고, 방어하고, 승리하는 기술만 필요할 뿐이다. 이기기 위한 기술은 진리를 향한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권기대 옮김, 1만2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